김성현 전무, KB증권 '채권 명가'이끈 저력으로 주식발행시장서도 선두 노린다

입력 2015-11-05 18:25  

IB KOREA 인물탐구 (5) 김성현 KB투자증권 IB총괄 전무

인수·채권영업 하나로 합쳐
기업·투자자에 빠른 정보 제공
지점 한 곳 없던 KB증권을 선두로

대우증권 인수땐 시너지 커
대형 IPO 주관서 두각 보일 것



[ 하헌형 기자 ] KB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에서 15조800억원어치의 채권 발행을 주선했다. 전체 채권 발행 규모(국채·은행채 등 제외)의 16%로 점유율 1위다. KB투자증권은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투자은행(IB)업계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덩치(자기자본)가 5~6배 큰 대형 증권사도 KB투자증권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있다.

김성현 KB투자증권 IB총괄 전무(사진)는 10년 전만 해도 전국에 지점 한 곳 없던 KB투자증권을 ‘채권 명가’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아침엔 채권 발행 기업, 점심엔 투자자를 만나는 식으로 하루 6~7곳을 돌며 사업을 키웠다. 그는 마켓인사이트가 지난해 국내외 증권사·연기금·법무법인 대표 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IB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위로 선정됐다. 채권발행시장(DCM·debt capital market) 분야에서 순위에 든 사람은 김 전무가 유일했다. 그는 “이제 주식발행시장(ECM·equity capital market) 쪽에서도 선두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10년을 기다린 승부

김 전무는 광주·전남 지역 명문인 순천고를 나왔다. 서울대 인문대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연세대를 선택했다. 졸업 후 1988년 말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1000을 뚫고 오르던 ‘대세 상승기’였다. 증권사들은 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IB 분야엔 어떻게 눈떴을까. 김 전무는 “미국에서 유학한 친구가 ‘증권사의 미래는 주식 중개가 아니라 IB에 있다’며 부서를 옮길 것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입사 이듬해 인수공모부로 자리를 옮겼다.

대리를 달고 본격적으로 채권 발행 주선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채권발행 시장은 겨우 걸음마를 뗀 단계였다. 정부가 ‘다음달 제조업체 A사는 100억원, 건설회사인 B사는 50억원어치만 발행하라’는 식으로 회사채 발행 한도를 정해줬다. 일감도 많지 않고, 보수도 박했다.

“업무에 회의가 들 때쯤 당시 기업금융부장이었던 임용택 전북은행장께서 ‘이 시장은 분명 커진다. 10년만 꾹 참고 기다려보라’고 했어요. 그 말을 듣기를 잘했죠.” 대신증권에서 기업금융부장까지 지내다가 2003년 초 KB투자증권의 전신인 한누리투자증권으로 옮겼다.

◆대형사 콧대를 꺾다

지금은 월평균 1조원어치가 넘는 채권 발행을 대행하지만 한누리투자증권막?옮긴 첫해엔 한 해 주선 금액이 1000억원 정도밖에 안 됐다. 시장 규모도 작았을 뿐 아니라 기업들이 대우 삼성증권 같은 대형 증권사에만 일을 맡겼다. 그해 한누리투자증권의 채권 주선 순위는 10위 밖이었다.

대형 증권사들을 이기려면 독자적인 전략이 필요했다. 그는 영업 조직부터 뜯어고쳤다. DCM 영업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일단 기업으로부터 채권 발행 일감을 따낸 뒤 이를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에게 판다. 당시 증권사들은 두 가지 업무를 각각 ‘인수부’와 ‘채권영업부’에 따로 맡겼다. 김 전무는 채권영업부가 하던 일을 인수부로 끌어왔다.

“채권영업부는 채권 매매 중개라는 본업이 따로 있기 때문에 영업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어요. 그걸 가져와서 양방향 영업을 시작한 거죠. 한 사람이 투자자에겐 기업의 채권 발행 정보, 기업엔 시장 동향을 동시에 알려주니까 양쪽 다 ‘정보가 빨라서 좋다’며 반겼어요.”

주선 점유율 순위가 이듬해 6위, 2006년엔 1위로 올랐다. 일부 대형 증권사는 “돈 써서 영업하는 거 아니냐”며 삐딱하게 보면서도 한편으론 끊임없이 영입 제의를 해왔다. 그때마다 거절했다. “대형사가 부러울 게 없었거든요.”

◆다시 ‘헬스보이’로

그는 올해 1월 DCM과 ECM, 인수합병(M&A) 등 전 IB 부문을 책임지는 IB총괄 자리에 올랐다. DCM 분야에선 이미 정상에 섰으니 기업공개(IPO) 등 ECM부문을 키워보자는 게 취임 일성이었다. 14명이던 ECM본부 인원을 25명으로 늘렸다. 이달까지 20건에 달하는 IPO 주선 계약을 따냈다. 2017년엔 ‘ECM 톱3’에 드는 ?목표다. 작년엔 한국투자 우리투자 대우증권에 이어 4위였다.

최근 KB금융지주는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증권은 DCM ECM 분야에서 모두 2위를 했다. 합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날까. 김 전무는 “DCM 분야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가가 될 수 있고, ECM 부문에선 우리가 약했던 대형 IPO 주선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의 몸무게는 33년째 70㎏이다. 비결을 묻자 “대학 때 하루도 빠짐없이 했던 헬스의 효과를 보고 있는 거 같다”며 웃었다. 3학년 땐 교내 보디빌딩 대회인 ‘미스터연세’에 나가 본선에 오른 적도 있다. “대신증권에 입사하고 헬스를 끊었는데 얼마 전 다시 시작했어요. 새로운 목표를 갖고 도전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하거든요.”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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